Archive

#29. Stockholm life. D+409. 끝 본문

Europe/Sweden

#29. Stockholm life. D+409. 끝

L I S A 2021. 3. 5. 16:47
반응형

스웨덴에서의 마지막 주, 마지막 약속은 바로 프란시스카와의 브런치였다.

루비에게 프라니랑 브런치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올래? 했더니 점심에 약속이 있긴 한데 나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일 것 같으니 점심 약속 가기 전에 보러 가겠다고 하여 마이 페이보릿 cafe pascal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루비와 나는 오덴플란에서 만나서 함께 튜넬바나를 타고 카페에 왔는데 카페에 도착했는데도 프라니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너 어디냐고 메세지를 보내니 자기는 이미 도착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설마.... 설마 오덴플란에 있는 cafe pascal로 간거냐고 물었더니 해맑게 그렇다고 했다.

아이고. 이자식아 내가 쇠데르말름이라고 했쟈나.ㅠㅠ

그렇게 먼저 루비와 커피를 마시면서 새로 산 아이폰 자랑도 하며 ㅋㅋ 수다를 떠니 프라니가 도착했다.

루비의 약속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아 최대치로 함께 수다를 떨다가 루비는 먼저 자리를 떴고, 배가 고팠던 프라니와 나는 메뉴를 주문했다.

맨날 베이커리류만 사먹다가 여기서는 브런치는 처음 먹어봤는데 역시 실패는 없었다.

빵+아보카도+수란인데 실패할리가 없쟈나요.

한참 먹고 떠드는데 12시가 넘으니 줄이 꽤 길어졌다. 역시 핫플레이스.

너무 오래 앉아있었던 것 같아 나가려다가, 빵들이 넘 맛있어보여 나가는길에 하나씩 사이좋게 테이크어웨이 했다.

직원아저씨가 넘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말빨에 홀려서 비싼빵 집었쟈나...

 

 

밖은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린 어디가지? 얘기하며 정하지는 못하고 그냥 무작정 걸었다.

 

 

그러다가 결국 온 곳은 감라스탄..ㅎ

지난번에도 눈이 올 때 왔지만, 눈이 쌓인 모습은 못봤는데 이 날은 눈이 미친듯이 쌓여가고 있었다.

프라니도 사진찍는걸 좋아해서 우리 둘은 미친듯이 사진을 찍어댔다.

길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사진찍기가 좋았다(?).

 

 

루비가 점심먹고 감라스탄 피어싱가게 온다고 해서 감라스탄 온것도 있긴 한데 결국 만나지는 못했다.

눈을 하도 맞아가지고 추워서 우리가 일찍 헤어졌기 때무니지...ㅎ

걷다가 GRILL RUBY라는 간판을 보고 반가워서 사진찍어서 루비에게 보내줬당.ㅎㅎ

 

 

유럽의 문들은 이상하게 참 예뻐보인다.

우리나라처럼 신식 건물이 많이 없고 다 오래된 건물의 오래된 문들이라 그런가.

 

 

오랜만에 만난 동상 아저씨.

아저씨랑 똑같이 포즈 취하고 사진 찍는거 국룰 아닌가여?

 

 

정말 이렇게 사람이 없는건 또 처음 본다.

눈이 와서 풍경은 참 예쁘기도 했다.

 

 

예전에 사진 찍었던 곳들이지만 눈이 쌓인 풍경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신나게 떠들면서 사진찍고 걷던 우리는 점점 눈사람이 되어갔다.

나는 짐도 싸야했기에 아쉽지만 일찍 헤어졌다.

함께 일한 시간은 적었지만 워홀로 온 프라니와 나는 꽤 금방 친해졌다.

물론 프라니 성격이 넘나 좋았기에 가능했구요?

 

 

마지막 냉장고 털이.

내사랑 요거트+뮤즐리+그래놀라+냉동과일 ㅠㅠ

한국오니 저 팩에 들은 요거트가 제일 그립다....

 

 

떠나는 날 아침,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씻고 나머지 청소를 했다.

어찌나 버릴게 많던지.. 집주인 닐스가 오기 전까지 진짜 미친듯이 치우고 다시 처음 이사왔던 때의 모습으로 원상복구!

버리기 아까운 많이 남은 청소용품이랑 뜯은지 얼마 안된 디퓨저는 그냥 냅두고 왔다.

팔지 못했지만 있으면 좋은 것들도(?) 창고에 놔뒀으니 다음사람에게 쓰려면 쓰라고 닐스에게 알려주었다.

나의 이해심 많고 착한 집주인 닐스는 집 상태가 퍼펙트 하다며 칭찬을 날려주었고, 나는 일주일 후 디파짓을 전액 환불받았다.

아, 진짜 좋은 집이었는데 너무 아쉽다.

이렇게 좋은 집주인 없고요?

 

 

짐가방이 3개였던 나는 볼트를 불러서 알란다 공항으로 향했다.

우버보다 저렴했던 볼트. 공항까지는 320크로나가 나왔다. (19,42,11)

바로 체크인 카운터로 직행한 나는 운이 좋게도 엄청 친절한 직원분을 만나게 되었다.

전날 스톡홀름-헬싱키 구간 비행기 캐리온백 넣을 자리가 없을 것 같으니 체크인할때 부쳐도 된다고 연락이 왔기에 나는 짐가방 3개를 다 부치고 가볍게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나의 가방의 무게들이었다.

일단 기내용 가방은 11kg이 나왔다.

중간 가방은 19kg.

근데 문제의 제일 큰 가방이 무려 42kg이 나온 것이었다.

띠용

넘 놀래서 동공지진온 상태로 직원에게 돈 더 내야되냐고 물어봤다.

돈주고 수화물 추가 했으니 괜찮다고, 각각 무게 아니고 다 합쳐서 본다고 했는데 다 합쳐도 70kg 넘쟈나요 ㅠㅠ

원래대로라면 맥시멈 54kg인데 말이다.

하지만 직원재량으로 나는 돈을 더 내지 않았고 짐을 부칠 수 있었다.

뭔가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스톡홀름-헬싱키 구간은 엄청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였다.

프로펠러 비행기는 처음 타보는데... 소음이 엄청났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음료 서비스는 해줬다.

비행기 내에서 뭐 먹기는 좀 찝찝했지만 그냥 마심.

 

 

헬싱키 공항에 도착해서 나는 출국심사를 받았다.

원래 비자가 끝난 후 비지터 퍼밋 신청 이후 출국하는거라 긴장을 했다.

다행히 유쾌한 오피서를 만났고, 나는 침착하게 migrationsverket에서 퍼밋 신청 후 보내준 서류를 보여줬고, 다 스웨덴어로 써있었는데 읽을 수 있었는지 어쨌는지(?) 무사히 스탬프 받고 통과.

이민청 직원이 출국시 스탬프 꼭 받아서 나중에 한국 도착한 후 보내달라고 했기에 스탬프는 정말 중요했다.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헬싱키 공항은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문 연 곳이 손에 꼽은, 다 죽어가는 공항의 모습이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약 한시간반이 남아서 공항 산책을 했다.

문닫은 무민카페ㅜㅜ 건너편 방호복 쳐 입은 중국인들을 보니 괜히 열받았다.

코로나의 시발점........ 시발......... 욕이 안나올 수가 없잖아.

내 미래가 와장창 됐는데.

 

 

어느덧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가왔다.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 탑승객이었고, 승객 수는 100명? 아니 50명도 채 되지 않는 듯 했다.

덕분에 비즈니스 부럽지 않게 누워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기내식을 안먹는 사람도 간혹 있었지만 난 너무 배고파서 그냥 먹었다.

기내식 is 뭔들.

넘 맛있게 잘 먹었다.

 

 

중간에 나눠준 3장의 신고서.

나는 아무 증상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편하게 오기는 했지만 역시 나는 비행기에서 잠을 잘 못자는 체질이기에 몇시간 자지 못하고 깨서 넷플릭스 영상만 봤다.

어느덧 동이 트고, 도착 전 마지막 기내식이 나왔다.

맛은 뭐 그럭저럭.

 

 

드디어 도착.

대한항공이랑 아시아나 비행기가 보이니 드디어 한국이구나 싶었다.

 

 

꼼꼼하게 체크하던 검역대를 지나 자가격리앱 확인, 주소지 연락처 확인 등등을 거쳐 드디어 입국.

방역택시를 타면 바로 출발할 수 있었지만 돈이 아까웠던 나는 버스를 탔다.

버스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2시간쯤을 더 대기해야 했지만 할만했다.

직원분들이 참 친절하셨다.

방호복 입고 일하기 힘들텐데 말이다.

한국 핸드폰이 없는 나는 경기도 부스(?)에 계시던 직원분 폰을 빌려서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코로나 검사를 예약했다.

공항 버스는 남양주 시청에서 일괄로 다 내려주는데, 해외입국자가 얼마나 적은지 버스안에 승객은 나뿐이었다.

시간도 거의 한시간 십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남양주 시청에서 제공하는 콜밴으로 집까지 도착한 나는 짐을 두고, 시청에서 보내준 차량을 타고 보건소로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다시 차량을 타고 집으로 왔다.

엄청나게 긴 하루였다.

그리고 진짜 한국에 오게 됐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