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워크 퍼밋 신청

스웨덴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지 어언 1년이 넘었다.

12월 즈음 매니저에게 워크퍼밋 한번 물어봤는데 까여서 소심해져서 아, 이제 더는 기회가 없는 건가 싶었는데

2월의 어느 날 다시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드디어 너에게 워크 퍼밋을 줄 수 있게 되었다고.

나는 당연히 오케이를 외쳤고, 바로 유니언 승인도 얻고 offer of employment까지 나와서 순조롭다 싶었는데,

이 offer of employment를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이민청에서 나의 메일로 워크퍼밋 온라인 신청 링크를 보내준다고 하는데, 매니저는 이걸 온라인으로 신청을 안 했다는 거다.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는 자세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migrationsverket 사이트를 열심히 정독하니 오프라인으로도 워크퍼밋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스웨덴 밖에서 신청할 경우에는 그 나라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에서 신청을 하면 된다기에 나는 모든 서류를 다 갖추고 스웨덴 대사관 영사과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도 답변은 없었고... 다시 한번 똑같은 내용을 이번에는 일반 문의로 메일을 보냈더니 영사과 직원분께 답변이 왔다. 신청이 가능하기는 한데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것보다는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뭐 어찌됐든 신청이 가능하다니 나는 그럼 이 날짜에 예약을 하겠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그 날짜가 다가와도 답변이 없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대표 전화로 미친 듯이 전화를 걸어서 겨우 통화에 성공했고, 원래 예약 날짜 말고 그다음 주로 예약을 미뤘다.

그리고 예약 날짜, 시간에 맞춰 대사관에 도착 전, 은행에 들러서 비자 신청비를 입금하고 입금증을 받아왔다. 원화로 276,000원이었다.

대사관에 도착을 하고 영사과 직원분께 워크퍼밋 신청서 제출하러 왔다고 하니 내 이메일을 기억했는지 다시 한번 오래 걸린다고 못 박아 얘기하시고(왠지 혼나는 기분...) 가져온 서류를 다 제출했다. 한번 검토를 하시고는 다른 곳으로 가시더니 내 신청서를 온라인으로 입력을 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는 한편에 있던 방 안으로 들어가 바이오메트릭을 했다. (레지던스 카드에 들어가는 사진, 지문, 서명). 바이오메트릭까지 하는 줄은 전혀 생각도 못하고 세수만 하고 추레하게 가서 당황했다. 사진은 정말 적나라하게 못생기게 나왔지만 다시 찍어도 똑같을 것 같아서 그냥 오케이하고 넘겼다.

그리고 이민청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보니 진행상황에 새로운 케이스가 떠 있었다.

대사관에서 신청서를 냈으니 당연히 믿을 만 하지만 호오오오오옥시라도 재수 없게 누락됐다거나 그랬을지 몰라 확인한 건데 다행이었다. 이제 남은 건 하염없는 기다림 뿐.

비자 시작일은 4월 25일이지만 아마도 4월 25일 훨씬 이후에나 세틀메일이 올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비자 시작일 고려해서 빨리 나와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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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무려 3월에 쓴 이후로 끊임없이 기다렸다.

아마도 한달에 한 번씩은 이민청에 메일을 보냈던 것 같다. 역시 오프라인으로 신청해서 오래 걸리는 걸까, 올해 안에는 갈 수 있는 걸까 걱정이 됐다. 그리고 비자 신청 후 6개월 하고 하루가 지났을 때, 나는 request to conclude 서류를 작성해서 이민청에 보냈다. 다행히 서류가 제대로 접수가 됐는지 일주일 후쯤 이메일로 장문의 스웨디쉬로 쓰인 메일을 10월 3일에 받게 되었다. 분명 서류는 대사관에서도 온라인으로 다 업로드를 해서 제출이 된 상태일텐데 몇몇 서류가 미싱 되었다면서 다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다시 보내달라고 한 서류는 워크퍼밋 신청서 영수증, 그리고 회사의 최근 annual report /accounts, 회사가 나에게 세 달 치의 월급을 지불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한 회사의 최근 bank account statement였다.

영수증은 다행히 대사관에서 프린트 해 준 종이를 내가 잘 갖고 있어서 먼저 서류를 업로드해서 보내줬고, 나머지 서류는 매니저에게 요청해서 다음날 받아서 바로 담당 직원에게 보냈다. 그리고 10월 6일 또 한통의 메일이 왔는데, 새로운 워킹 컨트랙트를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컨트랙트에는 나의 샐러리가 얼마인지, 한 달에 몇 퍼센트 일하는지가 명시되어 있어야 하고 나와 매니저의 사인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또 부랴부랴 매니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새 컨트랙트를 써서 바로 메일을 보냈다.

또다시 기다림의 시간인가, 싶었었는데 10월 14일에 결과가 나왔고, 드디어 비자가 승인이 되었다. 6개월 하고도 3주 만에 비자가 나왔다.

나는 대사관에 서류를 제출하면서 바이오메트릭을 한 터라, 대사관 직원분께 문의하니 한국에서 레지던스 퍼밋 카드를 받아가야 한다고 했다. 대략 2-5주쯤 걸린다고 해서 나는 대충 11월 말로 비행기 표를 사놨는데, 또 생각지도 않게 카드가 2주 만에 도착을 했다. 도착했다는 소식에 바로 다음날 픽업을 하러 가게 되었다.

이제는 진짜 스웨덴에 갈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