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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tockholm life. D+3. 이사, 이케아에서 폭풍쇼핑 본문
스톡홀름 도착 3일째, 그리고 새 집으로 이사를 가는 날이다. 요거트를 해치우고 짐을 싸고 방을 정리를 해놓고 밖으로 나왔다. 이때는 몰랐는데 보조배터리를 두고 와서 나중에 찾으러 다시 가야 했다.ㅠㅠ 찾아서 다행. 우버, 볼트 둘 다 켜서 가격 조회를 해봤는데 역시나 볼트가 조금 더 저렴해서 볼트를 불러 새 집이 있는 태뷔로 향했다. 낯설지만 이제는 우리 동네니 적응해야 할 곳. 집으로 와서 캐리어를 두고 집에 뭐뭐 있는지 확인해보고 이케아에 사러 갈 물건들 리스트를 적었다. 확인하고 적는데만 또 꼬박 한 시간쯤 걸렸던 것 같다.
전날 저녁에 계약서도 쓰고 왔겠다 아예 skatteverket에 로그인을 해서 주소를 새 집 주소로 옮겼다. 사실 예전에 스웨덴 떠나면서 스웨덴에서 나갔다고 신고(?)를 했어야 했는데 까먹고 안해서 옛날 솔렌투나 집 주소로 그대로 되어 있어서 생각해보니 예전 집주인 닐스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연락이 없던 거 보니 괜찮았었나 보다 ㅠㅠ 어쨌든, 집 주소도 새로 등록했고, 지도 검색을 해보니 태뷔 센트룸에도 스웨드뱅크가 있어서 이케아 가기 전에 은행을 들러서 계좌 오픈 문의를 해보기로 했다. 근데 지도에 검색한 주소로 갔는데 은행이 안 보여서 당황스러웠음... 알고 보니 태뷔 쇼핑몰 바로 옆에 다 몰려있었는데 주소가 왜 이따구로 등록이 되어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스웨드뱅크를 힘들게 찾아 들어갔는데 은행이 한산-하길래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 직원 한 명이 나와서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봐서 은행계좌 만들러 왔다고 하니 여기도 두 달 기다려야 한다고... 롸...?!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노르디아 가보라고.. 아니 이보씨요. 늬들 은행에 계좌 트러 온 사람한테 노르디아를 가라니요 ㅋㅋㅋㅋ 그래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나왔는데 왠지 노르디아는 땡기지가 않았다...() 덴마크 살 때도 노르디아 안 쓰고 단스케뱅크 썼는데 노르디아가 뭔가 별로라고 익스팻에서 얘기들이 많았던 게 생각이 갑자기 났기 때무니지. 아까 은행 찾아 헤매다가 같은 건물에 한델스방켄을 본 게 생각이 나서 한델스방켄을 가봤다. 왜 때문에 입구에 아무도 없는 건지 당황해서 서성서성 거리니까 어떤 직원이 나를 발견하고는 다행히 응대를 해줬다. 여기도 막 한두 달 기다리라고 하면 어쩌나 걱정하며 오래 기다려야 하냐고 한두 달 기다려야 해? 물어봤더니 웃으면서 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일부러 서류 같은 거 다 가져갔는데 스웨디쉬 아이디카드 하나 보여주고 뭔 종이 세장 프린트해서 줬는데 아마도 계좌 오픈 위한 애플리케이션 같았는데 이거 채워서 다시 달라고 했다. 다행히 영어로 되어 있어서 번역기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테이블에 가서 열심히 써서 다시 갖다 줬더니 한 2주 안에 예약 관련한 메일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케아로 향했다. 태뷔 센트룸에서 솔렌투나 센트룸에 가서 야콥스베리행 버스를 타고 이케아에 도착했다. 아는 길 나오니까 안도감이 들었다. 솔렌투나-태뷔 센트룸도 버스로 가봤고, 솔렌투나 살 때도 이케아를 세네 번쯤 갔으니 말이다.
약 한시간 반.... 에 걸쳐 도착한 이케아. 입구에는 크리스마스 너낌 물씬 나는 장식을 해 놓았다.
배가 너어어어무 고파져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바로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이케아하면 뭐다? 미트볼이다 이거예요. 미트볼+매쉬드 포테이토+링곤베리 잼 조합은 진짜 엄지척이쟈나. 스웨덴 음식 노맛인데 그나마 먹을만한 게 미트볼이고요.
입구부터 아련하게 나를 쳐다보던 녀석.. 예전에 트이타에선가 보고 개욱겼는데 재고가 넘쳐나는 걸 보고 나도 (쓸데없이) 하나 집어왔다 진짜 넘 기엽쟈나. 내 머리맡에 두고 잔다.
나는 누워있는걸 좋아하지만 외출하고 돌아와서 씻기 전까지는 절대 침대에 올라가지 않기에 주로 소파에서 뒹굴면서 생활하는데 소파에서 담요 덮고 있는 걸 좋아해서 굳이, 하나 또 샀다.
집이 다 좋은데... 뭔가를 먹을만한 곳이 이 소파 테이블밖에 없었다. 정확히 위의 모델과 동일한 모델이 집에 있는데, 소파에 앉아서 먹으면 허리를 굽혀서 밥을 먹어야 하고, 그렇다고 바닥에 앉아서 먹자니 테이블이 너무 높아 책상을 새로 사야 하나 고민을 했다.
또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던 냉동고... 크흡... 집에 냉장고가 있긴 한데 매우 작은 사이즈, 그나마 냉동칸이 있긴 한데 매우 협소.. 평소 냉동실에 뭐 쟁여놓는거 좋아하는데 진짜 뭘 쟁여놓을 수가 없는 사이즈여서 냉동고를 하나 살까... 말까 엄청 고민했다. 결국 사진 않았고 어찌어찌 지내긴 하는데 아직도 냉동고는 하나 새로 사야 하나 계속 고민 중이다.
책상이 너무 절실해서 열심히 봤는데 1번은 예전에 네덜란드 살 때 사서 직접 조립도 해보고 써 봐서 조립은 어렵지 않은 걸 알고 있었는데 집에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탈락, 2번은 노트북 거치대인데... 뭔가 애매- 해서 탈락, 3번이 가격도 제일 저렴했고 사이즈도 딱이긴 했는데, 조립도 어렵진 않을 것 같았는데 혹시 나중에 이사 갈 때 어떡하나 고민이 되어 일단은 사지 않고 돌아섰다. 어려워 어려워~~~
이케아 의외로 인형 맛집... 이 원숭이인지 침팬지인지 오랑우탄인지 인형도 귀엽지만 강아지 인형도 졸귀고 고래 인형도 졸귀탱이고.... 하지만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으니께 하나만 샀지.
어느 나라를 가든 이 손 모형은 왜 늘 가운데 손가락만 세워둘까. 으이그.
그라데이션으로 늘어나던 짐들. 처음엔 에이 사면 얼마나 사겠어하고 노란 바구니 들었다가 점점 무거워져서 카트를 끌었고... 나중에 계산하고 보니 무려 1,800 크로나가 나왔고 이케아 가방에 두 개에 나눠서 담아야 했다. 저거 들고 대중교통 타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또 볼트 불러서 타고 집에 갔다. 250 크로나 나옴... 나중에 알았는데 20킬로까진가, 15 키 로까 진가는 배송비가 더 싸다^^.... 하지만 당장 필요한 거였으니까 뭐.
나의 쇼핑은 끝나지 않았다. 집에 짐들을 갖다 두고 이번엔 마트를 갔다. 걸어서 가면 15분쯤 걸려서 그냥 버스 타고 갔다. 춥쟈나욧. 집에 먹을 것도 하나도 없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또 잔뜩 사야 했기에 이카에 가서 한 보따리 사 갖고 오니 400 크로나 정도 나옴. 물론 이후로 마트를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가고 있다. 뭐가 없는 게 계속 보여...
마트에서 그렇게 장 봐놓고 이사 온 집에서 먹은 첫 끼는 라면^^ 존맛.
집에 세탁+건조 같이 되는 세탁기가 있어서 마트 가기 전에 이불 커버부터 빨래를 돌려놓고 나갔다 왔다. 건조는 시원찮았지만 그래도 얼추 말라서 대충 이불에 씌웠다. 이불이랑 베개는 집주인이 쓰라고 두고 간 게 있어서 새로 사기 돈 아까워서 걍 썼다. 어차피 커버 씌우면 되니께. 중간에 시강 쩌는 녀석.
하. 이제 다시 열쇠 가지고 다니는 생활을 다시 해야 한다니 너무 괴롭다. 그래도 집 문이 영국처럼 문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지 않으니 늘 나오면서 잠그고 확인해야 해서 열쇠를 까먹고 놓고 나올 수는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일단 캐리어 3개 중에 2개를 까서 정리를 해놓고 뻗어버렸다. 3일 연속 빡세게(?) 다녔더니 진짜 너어어무 힘들어서 새 집이었지만 가리고 뭐고 할 것 없이 딥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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