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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Spain

#3. <바르셀로나 여행> Park Güell, Ciutat Comtal

L I S A 2023. 1. 1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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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대충 둘러본 후 문득 맑아진 날씨에 구엘공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래서 지하철 역에 가서 t-casual 티켓을 샀다. 아마 이때 할인을 해서 7유로 몇 센트..? 쯤에 샀던 것 같다. 갔다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까먹었...

예전에 구엘공원 갔을 때 지하철 타고 갔는데 역에서 공원 입구까지 꽤 걸었던 기억이 떠올라서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떤 아저씨가 여기가 구엘공원 가는 버스 타는데 맞냐고 물어봐서 나도 그 버스 기다리는데 아마 맞을 거야!라고 대답을 해줬다.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딸 이렇게 넷인 멕시칸 가족이었다. 버스가 오기 몇 분 전 이렇게 대화를 텄고 몇 마디 나누고 버스를 탑승했다. 버스 안은 사람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아마도 대부분 구엘공원을 가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한국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보여서 뭔가 신기(?) 했다. 구엘공원이 가까워져 왔고 멕시칸 가족은 내리려고 했는데 나보고 같이 내리자고 손짓을 했고 나도 모르게 따라 내렸다. 한 정거장 더 가도 입구였고 여기도 입구였다. 내가 너희는 티켓 있냐고 물어봤는데 이미 사놨다고 해서 아, 나는 티켓 없어서 지금 사서 들어가야 할 것 같아! 했더니 자기들이 남는 티켓이 있다고 같이 들어가자고 했다. 얼떨결에 나는 그 가족들과 함께 공원을 공짜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이렇게 된 이상 따로 다니기도 좀 그렇고 해서 함께 같이 공원을 구경했다. 처음 보는 나에게 이런 친절을 베풀어줘서 너무 고마웠다. 내가 공짜로 공원을 들어가서 그런 건 아니고 정말 가족 모두가 인상이 너무 좋았다. 다들 영어를 꽤 잘하길래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들은 멕시코 사람인데 아저씨 회사가 미국에 있어서 미국에 거주 중이라고 했다. 딸인 아나가 바르셀로나로 교환학생을 와서 아나도 보고, 친척들도 볼 겸 스페인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리고 더 신기했던 건 아저씨 회사의 본사가 스웨덴 룬드에 위치한 스웨덴 회사였던 것! 나는 또 스웨덴에서 왔다고 하니 아저씨도 신기해했다.

 

 

 

내려오는 길에 본 바르셀로나 시내 풍경. 벙커에서 본 풍경이 그렇게 예쁘던데 못 가서 아쉬웠지만 구엘공원에서 본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다 역시 우뚝 솟아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혼자 봤을 풍경을 누군가와 함께 봤는데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내가 아나 가족사진도 찍어주며 내려오니 어느덧 내 기억 속의 장소가 나왔다. 바로 모자이크 타일로 꾸며져 있는 바로 이곳. 해가 져가던 하늘이 너무 예뻤고, 함께 있는 사람들도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 문득 행복해졌다. 비록 아침부터 일이 꼬여서 약간 힘든 하루이긴 했지만  말이다. 사람이 꽤 많았지만 그래도 꽤 좋은 자리가 금방 비어져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풍경도 찍고 셀카도 찍고 아나 부모님이 아나랑 내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ㅎㅎ 아나 부모님이랑도 같이 찍을 걸 그랬다. 이제 와서 괜히 아쉽네.

 

 

 

드디어(?!) 공원의 입구까지 왔다. 원래는 여기서 시작해서 올라가려고 했던 건데 어쩌다 보니 거꾸로 왔지만 뭐가 중헌디? 이 입구 쪽 도마뱀 형상 앞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사람이 안 걸리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아마 저들의 사진 속에도 내가 찍혀있겠지. 입구의 기념품 가게도 함께 둘러본 우리는 여기서 헤어졌다. 아나 가족이 친척을 만나러 가야 했기 때문. 진짜 너무 러블리한 가족들을 만나서 잊지 못할 구엘공원의 추억이 생겼다. 아나랑은 인스타도 서로 맞팔하고 나중에 스웨덴 오거나 아님 내가 또 바르셀로나 가게 되면 연락하기로 했다. 

 

 

 

아나 가족과 헤어지고 나는 다시 이곳으로 올라왔다. 앉아서 멍 때리며 노을을 바라보았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의 마지막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왔으니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보자 뭐 이런 다짐을 하며 멍 때리다가 슬슬 배가 고파져서 다시 카탈루냐 광장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바로 밥을 먹으러 갈까 하다가 짐을 좀 놓고 가볍게 나가고 싶어서 호텔에 들러서 짐을 풀고 폰 충전을 좀 하다가 밖으로 나왔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르셀로나 거리.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가 정말 활기차 보였다. 자꾸 스웨덴이랑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닷.

 

 

 

딱히 맛집은 안 찾아보고 온 터라 예전에 왔던 Ciutat Comtal을 왔다. 딱 저녁 시간이어서 입구에 사람이 정말 바글바글해서 30분 대기 정도는 예상했는데 혼자 왔다고 하니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바 자리 한 자리가 비어있어서 앉으려고 했는데 빈자리 양 옆으로 왼쪽엔 스패니쉬-아이리쉬 커플, 그리고 오른쪽엔 스패니쉬 아저씨가 있었는데 아이리쉬 아저씨와 스패니쉬 아저씨가 내가 앉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자기들끼리 얘기 중인 것이었다. 아마도 앉아서 먹다가 대화를 튼 것 같은데 나는 처음에 일행인가 싶어서 자리를 바꿔달라고 해야 하나... 싶었지만 그냥 앉음. 스페인에 왔으면 뭐다? 바로 끌라라를 마셔야 한다 이거예요.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는 않는데 끌라라는 진짜 존맛이라 안마실수가 없음. 그리고 시우다드 콘달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꿀대구를 시켰다. 역시 유명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진짜 너무너무너어어어ㅓ무 맛있었다. 혼자서 다 먹으려니 조금 물리긴 했는데 둘이서 나눠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생선만 먹으면 배고플까 봐 (사실 이게 오늘의 거의 제대로 된 첫 끼였기 때무네...) 추가로 이베리코 햄 들어간 바게트를 시켰는데 그냥 바게트 안에 햄 들어간 건데 이것도 넘 맛있었다. 배부르고... 다 못 먹음... 여튼 내가 양쪽 아저씨들 대화하는데 사이에 껴서 혼자 끌라라 홀짝이며 식사를 하며 비벼지고 있었던 찰나에 끌라라 마시려고 잔에 손을 뻗다가 오른쪽 아저씨와 부딪혔고 아저씨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우리 때문에 나 먹는 거 불편한 거 아니냐고 이제서야 말을 꺼냈다^^^^..... 그때부터 대화에 나도 강제 참여가 되었고 ㅋㅋㅋㅋ 30분 내로 빨리 먹고 나가려던 나의 계획은 틀어지고 무려 1시간 30분을 앉아있게 됐는데....... 뭐 그래도 나름 유익한 대화였다. 오른쪽 스패니쉬 아저씨는 미국식 영어가 엄청 유창하길래 미국사람인가 했더니 바르셀로나 사람이었고, 내가 혼자 비벼지고 있을 때 들었던 대화 내용 유추한 대로 건축 디자이너였다. 왼쪽 아저씨는 아이리쉬였는데 악센트가 엄청 강해서 (게다가 아저씨 좀 취함...) 말을 알아듣기가 쉽진 않았다. 여튼 그 아저씨는 배관공이었고 관련이 있는 두 직종이기에 대화가 통했던지 계속 건축 얘기를 했던 것이었다. 스패니쉬 아줌마는 카탈루냐 출신 사람이어서 두 스패니쉬들은 카탈루냐로 대화를 했다고... 내 귀엔 그냥 스패니쉬.ㅎ 건축 얘기도 하다가 정치얘기도 하다가 뭐 온갖 종류의 얘기를 다 한 것 같았다. 재밌는 새럼들.

 

 

 

바셀에 괜찮은 타파스바 있냐고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알려줬던 아조씨. 하지만 갈 시간이 없어서 못 간 게 아쉬웠다. 다음번에 방문하면 꼭 가봐야지. 나는 대충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가려고 했는데 오른쪽 아저씨가 카바?라는 카탈루냐 샴페인을 시켰는데 다 못 마실 것 같으니 마시고 가라고~~~ 가라고~~~~ 붙잡았고 오른쪽 커플은 자기들이 디저트를 사겠으니 먹고 가라고~~~ 가라고~~~ 양쪽에서 붙잡아서 난감했다. 원래는 너무 배불러서 그냥 계산하고 가려고 했는데 내 계산보다 샴페인이 먼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이미 잔에도 다 따라버려서... 다 같이 건배 치얼스 스콜! 외치며 한잔 마셨는데 웬걸 너무 맛있어서 깜놀. 약간 신맛이 났는데 또 끝맛은 깔끔한 것 같기도 했고?! 여튼 맛있었다. 디저트는 나오는 시간이 좀 있어서 ㅋㅋㅋ 다행히 (?) 계산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렇게 옆자리 앉아서 떠든 것도 우연인데 같이 사진이라도 찍을 걸 그랬다. 내가 같이 찍은 사진을 어디에 올리진 않지만 그래도 혼자 가끔 본단말이에요. 추억팔이. 여튼 참 재밌는 사람들을 하루 동안 이렇게 많이도 만났다. 다이나믹 바르셀로나 여행...ㅎ

 

 

 

나는 술은 잘 취하는 편은 아닌데, 알코올이 조금만 들어가도 얼굴이 시뻘게진다. 결국 샴페인 마시고 나니 얼굴이 빨개져서 거리를 걷는데 누가 봐도 술 마신 사람의 얼굴... 하지만 굴하지 않고 돌아다녔다. 옷가게도 구경하고 또 구경하고. 그리고 호텔 가는 길에 계속 지나쳤던 farggi에서 젤라또를 사 먹었다. 상큼한 게 먹고 싶어서 망고랑 라즈베리! 길빵.. 아니 길가면서 아이스크림 퍼묵퍼묵했다. 한겨울에 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춥지 않다니. 정말 너무 행복했다. 이런 따뜻한 크리스마스 호주 살 때 이후로 처음이랗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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