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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penhagen life. D+13. 오랜만에 맑은 날씨 + 까다로운 뱅크 어카운트 오픈 본문

Europe/Denmark

#9. Copenhagen life. D+13. 오랜만에 맑은 날씨 + 까다로운 뱅크 어카운트 오픈

L I S A 2019. 3. 12.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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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집에서 널부러져 있었다.

흐리고 비바람이 부니 도저히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밖에 나가는 것 만으로도 돈이 드니까.

언제 잡을 구할지 모르므로 최대한 돈을 아껴야 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맑아서 블라인드 사이로 햇빛이 마구 들어와 맞춰놓은 알람 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다.

될 거라고 믿었던 스벅은 연락이 통 오질 않아 약간 포기한 상태여서 다른곳에 cv를 내러 가볼까 싶었다.

빵 세조각과 주스 한잔으로 대충 아침을 때우고 일단 밖을 나왔다.




오늘은 맑은 날씨는 물론 바람도 불지 않았고 낮에는 그렇게 춥지도 않았다.(고 느낀것 같음)

코펜하겐 건물들은 참 반듯반듯 한 것 같다.

창문도 반듯반듯 건물도 반듯반듯.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보이는 뮤지엄 건물들

안쪽에는 Christianborg palace가 있다.





골목길을 따라 걷는데 사람이 별로 없었다.

길을 가다가 Sonny라는 카페를 봤다.

전에 가봐야할 코펜하겐 카페 체크를 해놨는데 여기였었네.

쏘니라는 이름하면 이제 손흥민밖에 안떠오른다.

다음에 가봐야지.

오늘은 패-스-





빛바랜 민트색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느덧 cv를 돌려야 한다는걸 까먹고 따뜻한 날씨에 산책만 열심히 했다.

길도 익힐 겸?





걷다가 보니 어느덧 Magasin du nord 백화점까지 왔다.

맨 윗층에 올라갔다가 발견한 Coffee Industry 라는 카페에서 잠시 휴식!

창가자리는 사람이 앉아있어서 햇빛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앉아있었다.

햇빛 받으며 따뜻한데 앉아있으니 몸이 노곤노곤해졌다.

메뉴에 있는 아이스커피를 시켰는데 그냥 필터커피에 얼음 주는 듯 싶었다.

분명 얼음 넣는걸 봤는데 2분도 안돼서 얼음이 다 녹아서 두모금 마시고 얼음 리필...





카페에서 광합성을 하다가 배불러서 근처 뉘하운을 한바퀴 돌고왔다.

센트럴 곳곳을 돌아다니면 여기만큼 컬러풀한 건물들이 참 많긴 한데, 그래도 여기가 제일 예쁜 것 같다.

그러니까 관광지겠지만.





집에 가려고 메트로 타려다가 제대로 못본 백화점 지하를 구경해보고 싶어 들렸다.

역시 백화점은 지하 식품 코너 구경이 제일 재밌다.

사실 음식 종류는 많이 안팔았지만 마트는 참 정갈하게 보기좋게 잘 진열되어 있었다.

네토나 리들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랄까...

호주의 많은 카페에서 사용했던 저 차이 파우더! 오랜만에 보니 반가워서 괜히 사진 찍었다.

종류가 이렇게 많은줄은 몰랐네.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일했던 카페에서는 tiger spice를 썼었던 것 같다.






덴마크 사람들이 주로 간식으로 잘 사먹는 듯한 raw balls

세븐일레븐에서도 2 for 30인가 40 dkk 인가에 팔던데.

왠지 엄청엄청 달 것 같다.

다음에 한번 도전해봐야겠어.


백화점에서 나와서 한번 은행 계좌를 만들러 가볼까, 해서 구글에 검색을 했는데 근처에 Danske bank가 있었다.

은행 끝나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번호표를 뽑고 조금 기다리니 내 차례가 왔고 계좌 만들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있는것은 여권과 cpr letter 뿐.

직원은 나에게 일 하고있냐고 물어봐서 아니 아직 구하는중이야.. 이랬더니 잡 컨트랙트도 함께 가져와야 계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계좌 만들기 참 까다롭다.

네덜란드에서는 시간이 오래걸렸지만 bsn만 나와도 계좌를 만들 수 있었는데말이다.

얼른 잡을 구해서 계좌를 만들고싶다...




사실 벌써 두번의 주말을 여기서 보냈는데, 지내면 지낼수록 암스테르담이 더 생각나고 심지어 한국에 가고싶기도 했다.

덴마크를 정말 너무너무 오고싶어서 온게 아닌 터라 뭔가 정이 안든다고 해야할까.

쉽게 구할줄 알았던 일도 생각보다 구하기가 힘들어서 무기력함에 빠진 것도 있었다.

잡 서치를 해보면 대부분 일반 카페 레스토랑도 you must speak fluent Danish or one of Scandinavian language 라고 하니 지원할 엄두도 잘 안 난것도 있었고.

집에서 공항이 가까운 편이라 공항에 있는 스벅을 가서 cv를 줬는데, 그 파트너는 매니저는 아니었지만 나에게 스칸디나비아 언어를 할 줄 아냐고 물었고 못한다고 하니 그럼 아마도 뽑힐 확률이 적을거라고 얘기를 해서 빈정이 상했다.

cv를 받아준건 고마웠지만 그런 얘기를 직접 듣다니.

보통은 경력이 더 우선 아닌가.

하지만 주말에 여기 저기 잡 서치를 하다가 같은 공항 스벅인데 처음 cv를 냈던 회사의 다른 담당자가 구인광고를 올렸길래 또 메일을 보냈다.

덴마크어를 못한다는 얘기를 빼고 나의 경력을 어필해서 메일을 보냈는데, 사실 연락이 올거라고 큰 기대는 안했다.

근데 오늘 백화점 지하를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리던 전화벨소리에 깜짝 놀라 받았는데 세상에 스벅에서 전화가 왔다.

인도 악센트가 있는 담당자여서 100프로 정확히는 못알아들었지만, 내 경력을 보고 맘에 들어서 전화를 했다고 했다.

내일 인터뷰 겸 트라이얼을 하러 오라는 듯 싶었다.

어디서 만날지 문자나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바로 문자가 왔는데, 드레스코드를 갖춰 입고 오라는거 보니 트라이얼을 시킬 생각인 것 같았다.

덴마크 스벅들은 아직 영국이나 네덜란드처럼 바뀐 드레스코드가 아니라 예전 드레스코드 같았다.

다행히 검은 티셔츠와 바지가 있으므로 문제는 없을 듯 싶다.

오늘 cv 하나도 안돌리고 그냥 산책만 해서 조금 찔렸는데 인터뷰 전화가 올줄이야.

공항이라는 특수한 장소인데 외국인인 내가 일할 수 있을까 싶긴 한데.. 그래도 밑져야 본전.





3월이 지나니 점점 낮이 길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라면 물 올려놓고 거실에 앉아서 광합성 아닌 광합성.

라면 하나로도 만족스러운 저녁이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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